하루 평균 3만건·600만원어치 잔돈 적립, 동전 환수율 19년 만에 최고치 기록..2단계 계좌입금 서비스 도입도 준비 중

한국은행이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 실시로 19일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동전적립카드로 적립 시연을 하고 있다. 2017.04.19./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4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 1900원짜리 커피를 산 고객이 1000원짜리 지폐 2장과 선불카드를 편의점 직원에게 내밀었다. 점원은 계산 후 거스름돈 100원을 건네는 대신 선불카드 바코드를 찍었다. 영수증엔 카드에 100원이 적립됐다는 내용이 표시됐다.
한국은행의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이 지난 20일로 시행 1년을 맞았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산 후 잔돈을 교통카드 등 선불카드에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적립된 금액은 추후 물품 구매나 대중교통 이용 등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불편한 동전 사용을 줄여보자는 의도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월20일부터 올해 3월까지 잔돈 적립 실적은 일평균 3만건, 적립 금액은 600만원 내외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월말까지 누적 기준 실적은 1154만5808건으로 총 20억5554만원어치의 잔돈이 적립됐다.
적립 실적만 보면 ‘동전없는 사회’ 진입까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현재 롯데마트(슈퍼·백화점 포함), 이마트,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6개 마트와 편의점 총 3만6500여개 매장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장당 하루 평균 1회, 100원 남짓한 금액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단순히 실적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긴 어렵다고 본다. 다소 미진하더라도, 동전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사업 목적이 ‘동전 사용 줄이기’였던 만큼 부합하고 있다는 얘기다.
동전은 사용이 불편해 지폐만큼 잘 쓰이지 않아 환수율이 낮다. 이 때문에 매년 새 동전을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만 500억원에 이른다. 은행이나 마트·편의점 등에서도 동전 관리에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지난해 동전 발행액은 495억4000만원, 환수액은 373억8700만원으로 환수율은 75.5%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동전 발행액이 급감하고 환수액은 급증했던 1998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동전없는 사회’ 사업이 알려지면서 서랍 속에서 잠자던 동전이 한은으로 대폭 돌아왔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사람들이 동전을 덜 쓰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며 “적립 시스템을 어느 정도 구축한 만큼 홍보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대상 업종과 적립 수단을 늘리는 등 2020년 ‘동전 없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사업을 계속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2단계 사업으로 계좌입금 서비스 도입도 준비 중이다. 이 경우 고객들은 현금 계산 후 잔돈을 선불카드가 아니라 개인 은행계좌로 직접 받을 수 있게 된다.
출처 : // 머니투데이